노동인권단체의 잠입 취재 결과 애플의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제조사 페가트론의 중국 내 하청 공장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중국노동자관찰’(China Labor Watch)는 22일
보고서를 발표하고 애플의 중국 하청공장중 하나인 상하이창숴커지공창(上海昌碩科技工廠)의 노동자 평균 시급은 11.8위안(2100원)으로 상하이시가 지난 3월부터 적용한 최저 임금 기준인 18위안보다 크게 낮다고 밝혔다.
43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애플의 하청 업체인 페가트론에서 불공정한 노동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히며 공장 노동자들이 생계 유지를 위해 주당 60여시간의 연장 근무를 하고 있음에도 평균 월급은 총 2020위안(36만3000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2013년 7월 페가트론의 중국 내 공장에서 노동권 위반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되자 이의 개선을 약속했지만 실제 큰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노동자관찰은 애플의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의 생산이 한창이던 지난 9월 이 하청 공장에 조사원을 위장 취업시켜 노동 환경을 조사한 후 이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는 21개항에 걸친 노동자 권익 개선 요구 항목중에서 11항은 아무런 변화가 없고 5개항은 오히려 악화됐으며 4개항만이 부분적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중국노동자관찰은 보고서에서 위구르인이나 티벳인 등을 고용 과정에서 차별하는 관행은 근본적으로 개선됐지만 단기 계약 관행, 짧은 식사 시간, 벌금, 직원 급식 등에서 처우가 더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출처:중국노동자관찰 보고서(/upfile/2015_10_21/2015.10%20Apple%20Pegatron%20report%20FINAL--compress.pdf)
보고서는 또 “공장 측이 노동자에게 하루 12시간의 중노동과 연장근로를 강요하고, 안전교육을 규정대로 하지 않으면서 교육 시간을 조작하며, 식사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공장에서는 규정상 하루 9시간 교대 근무를 함에도 9월 이후 노동자들이 주당 최소 20시간을 추가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노동자들이 파견 근로자 고용 초과, 더럽고 비좁은 기숙사, 입사 비용 본인 부담, 불합리한 벌금 조항 등으로 최악의 근로·복지상황에서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공장에서 조립되는 일부 아이폰6S는 중국내에서 대당 5288위안(95만원)∼6888위안(124만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중국노동자관찰의 조사에 참가한 스카이원(史凱文)은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올해 수익이 500억달러(56조60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도 애플은 지난 2년간 근로자들의 근로와 생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7월이후 이 공장에서 10∼20대의 청소년 노동자 10여명이 급사 등 비정상적인 원인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노동자들이 아이폰6S조립 과정에서 카드뮴, 수은, 6가 크롬, 비소 등 유독 물질과 접촉하는 데도 공장 측은 이런 사실과 보호 대책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씨넷은 애플과 페가트론이 중국노동자관찰의 보고서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길 거부했다고 보도했다.